"국정농단 사죄" 피켓도 불법? 이런 날이 오고있다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은 위헌

선거법 개정해 현수막·피켓 자유 보장해야

강추위가 예보된 가운데 12차 촛불집회를 하루 앞둔 지난 1월 13일,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제1호 법정에 7명의 피고인이 앉아 있었다. 오후 2시로 예정된 선고 공판에 출석한 이들 7명 중 5명의 거주지는 경주지원 관할이 아닌 서울과 경기 지역이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을 포함한 7명이 재판을 받는 죄명은 공직선거법 위반. 오후 2시 정각, 법정에 들어온 재판장은 피고인들의 이름을 호명하고 판결을 선고했다. 2명에게는 벌금 90만원, 나머지 5명에게는 벌금 70만원, 모두 유죄 판결이었다. 

"김석기를 감옥으로" 피켓 들었다고 벌금

이들이 위반했다는 공직선거법 조항은 제90조 제1항, 제93조 제1항이었다. 서울에 사는 이들이 경주까지 내려가 재판을 받아야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공소장과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이 저지른 '죄'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들은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2016년 1월 중순과 3월경 다음과 같이 기재된 '현수막'을 설치하고, '피켓'을 게시하고, '인쇄물'을 배부했다.

"여섯 명이 죽었다. 용산참사 책임자, 김석기를 감옥으로!"

"용산 참사 진압 책임자 김석기는 유족 앞에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라!"

"김석기가 갈 곳은 국회가 아니라 감옥이 되어야 합니다. 그의 가슴에 달릴 것은 국회의원 뱃지가 아니라, 죄수의 수번이 되어야 합니다. 용산참사 유가족 일동"

피고인들이 위와 같이 현수막을 설치하고, 피켓을 게시하고, 인쇄물을 배부한 것이 '죄'가 된 이유는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는 "누구든지" 현수막 등 시설물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누구든지" 인쇄물 등을 배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때문이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2016년 4월 13일이었으므로 대략 2015년 10월 중순경부터 선거일까지 약 6개월 동안은 정당이나 후보자를 유추하거나, 지지, 추천, 반대하는 현수막, 피켓, 인쇄물을 설치·게시·배부하는 것이 금지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꼼짝 없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죄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4.16국민조사위원회,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회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박영수 특검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비서실장, 김장수 전 안보실장이 세월호 참사 당시 직무유기와 세월호 특조위의 진상규명 조사 활동 방해로 인해 직권남용했다고 주장하며 특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 유성호

위와 같은 공직선거법 조항이 얼마나 무지막지하고 비상식적인가 하는 것은 조금만 들여다보면 명백해진다. 우선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는 누구든지 정당이나 후보자, 예비후보자와 관련된 내용의 현수막, 피켓, 인쇄물 등을 설치·게시·배부하는 것이 "전면 금지"된다. 

물론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과 제93조 제1항에서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경우만을 금지하고 있지만, 현수막이나 피켓, 인쇄물에 '정당'이나 '후보자', '예비후보자'의 이름이나 사진이 들어가고, 일정한 구호나 문구가 들어가면 사실상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전면 금지'나 마찬가지다. 제90조 제1항에서는 아예 이러이러한 경우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는 간주 규정까지 두고 있다. 

설치·게시·배부가 금지되는 것도 현수막이나 피켓뿐만이 아니다. 화환 안 돼, 풍선 안 돼, 간판 안 돼, 애드벌룬 안 돼, 선전탑 안 돼, 인형 안 돼, 마스코트 안 돼, 인사장 안 돼, 벽보 안 돼, 사진 안 돼, 문서 안 돼, 도화 안 돼, 녹음·녹화테이프 안 돼 등등, 온갖 것이 금지된다. 

그뿐인가. 설치·게시·배부를 하지 말아야 할 사람은 "누구든지"이다. 이 조항의 무지막지함의 극단을 보여준 사건이 바로 위 경주지원의 유죄 판결이다. 이 판결에서 벌금 70만원의 유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 중 한 사람은 용산참사에서 아버지가 희생된 유족이기도 하다.

용산참사 유족들은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기 오래 전부터 용산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호소해왔다. 이들 유족들이 '선거일 전 180일 전부터 선거일' 동안은 그동안 해왔던 진상규명 요청, 책임자 처벌 요청을 하지 말고 손 놓고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 선거일 전 181일이 되는 날에 현수막, 피켓을 들고 인쇄물을 배부하면 죄가 아니고, 하루 뒤에 그런 행위를 하면 '유죄'란 말인가. 


강일원·김이수·이진성 재판관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은 위헌" 

위와 같은 공직선거법 규정이 유권자들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조항이라는 견해가 있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찬찬히 읽어보시기를 바란다. 

오늘날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구성요소로서 다른 기본권에 비하여 우월한 효력을 가진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억압당하는 경우에는 국민주권과 민주주의 정치원리는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선거의 공정성 확보와 질서의 유지를 위한 규제는 일반 국민의 선거운동을 포괄적·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선거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대의기관의 구성에 정확하게 반영하는 데 있다. 

정치적 표현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형성된 국민의 의사가 선거를 통해 구현되기 위해서는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는 것이 중요하다. 즉, 선거의 공정성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선거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과 같은 가치이지, 그 자체가 헌법적 목표는 아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문서에 의한 정치적 표현을 일정한 기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최소침해성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일반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어떤가? 멋지지 않은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가지는 헌법적 가치와 '선거의 공정성'과의 관계를 명쾌하게 지적하고 있다. 위와 같은 법리를 펴고 있는 분은 이번 탄핵심판 사건의 주심 재판관이었던 강일원 재판관과 나머지 두 분 김이수, 이진성 재판관이다. 위 3인의 재판관은 2014년 4월 24일 선고된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등 위헌확인 사건에서 6명의 합헌 의견에 반대하며 위와 같은 법리를 밝혔다. 

헌법재판소 결정에서 때론 소수 재판관의 의견이 돋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위 3인의 재판관의 의견이야말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본질을 밝히고 있는 빛나는 '반대의견'이라 할 만하다. 


"국정농단 사죄" 피켓, 위법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5월 9일로 확정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위 3인의 재판관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우선 본회의 개최 중인 국회의원들에게 촉구한다. 위 공직선거법 두 조항의 위헌성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하루 속히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라. 

위 두 조항에 대해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개정 의견을 제출한 바 있고, 20대 국회에서 의원 입법으로 개정안이 이미 발의되어 있다. 5월 9일 대선을 앞두고 "세월호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국정농단 동조 사죄, 책임자 처벌!"을 주장하는 현수막과 피켓을 든 유권자들을 모두 '죄인'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공직선거법 개정은 이번 국회 본회의에서 가장 먼저 처리되어야 할 안건이다.

광장과 거리에서 대한민국 헌법 제1조 '국민주권주의'를 온 몸으로 실천한 1600만 촛불의 '헌법시민'들에게 대통령 선거기간 중 현수막을 게시하고, 피켓을 들며, 자신의 의사를 담은 인쇄물 등을 배부할 자유를 보장하는 것.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회에게 주어진 헌법적 의무이다.

원문보기 : http://www.ohmynews.com/NWS_Web/tenman/report_last.aspx?CNTN_CD=A0002308374&srscd=0000011591&srs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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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유권자들이 던진 표가 사표가 되지 않는 공정한 선거제도. 민주적인 정치시스템.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 하루 빨리 해산하는 게 목표.

"대통령 뽑는 방식 바꾸자" 대선 후보들의 대답은?

선거제도 개혁에 '찬성'... 구체적 실천 방안은 '아직'

대선후보들간에 논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개헌, 대연정 등이 자주 이슈로 거론되고 있다. 야당 후보들간에도 이견이 상당히 존재한다.   

그러나 문재인·안희정·이재명·안철수·손학규·심상정이 모두 같은 의견을 갖고 있는 의제가 하나 확인됐다. 그것은 바로 선거제도 개혁이다. 

전국 124개 노동·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이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정치인들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고 답변을 받았다. 그 결과, 문재인·안희정·이재명·안철수·손학규·심상정은 3대 선거법 개혁 과제에 대해 모두 찬성한다는 답변을 보내 왔다. 

다만, 공개질의서를 보낸 대선후보들 중, 바른정당의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아직 답변을 보내지 않고 있다. 

▲ 선거법 개혁에 대한 대선후보들의 응답결과 ⓒ 하승수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이 선정한 3대 선거법 개혁 과제는 1) 만18세 선거권 연령 및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 2) 국회의원 선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3) 대통령·지방자치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이다. 

대한민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들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만19세로 선거권 연령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당장 만18세로 낮춰야 한다. 유권자들의 입을 막고 있는 선거법의 독소조항들도 폐지해야 한다. 이것은 당장 3월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하는 사안들이다. 

다행히 여러 후보들이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대선후보들은 3월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권고하는 있는 방안이다. 이미 국회에는 4개의 법안이 발의되어 있다. 박주현(국민의당), 소병훈(더불어민주당), 김상희(더불어민주당), 박주민(더불어민주당)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들이다. 

이 법안들의 핵심은 정당득표율대로 전체 국회의석을 배분하자는 것이다. 유권자들 입장에서 보면, 투표방식은 똑같다. 지금처럼 유권자들은 지역구후보에게 1표, 정당에게 1표를 던지면 된다. 

그런데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정당투표가 더 중요하다. 정당투표에서 얻은 득표율대로 전체 국회의석이 배분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 정당은 자기가 할당받은 의석 내에서 지역구 당선자부터 우선 채우고, 모자라는 부분은 비례대표로 채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설명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국회의석이 300석이고, A당이 정당득표에서 20%를 얻었다고 가정한다. 그러면 A당에게는 300명×20% 해서 60석이 할당된다. 그리고 A당이 지역구에서 낸 후보들 중에서 40명이 당선되었다면, 그 40명은 우선 국회의원이 되고, 60석에서 40명을 뺀 20석을 비례대표로 채우는 것이다. 

만약 A당이 60석을 할당받았는데 지역구 당선자가 한명도 없다면, 60명 전체를 비례대표로 채운다. 반대로 A당이 60석을 할당받았는데, 지역구에서 60명이 모두 당선되었다면 A당은 비례대표가 없게 된다. 

이처럼 정당득표율을 기준으로 전체 국회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이다. 독일, 뉴질랜드, 스코틀랜드 등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이미 검증된 제도이다.

이 제도의 장점은 민심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것이다.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므로, 표심이 공정하게 의석으로 반영된다.  그리고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이 배분되므로, 정책을 중심으로 정당들이 경쟁하는 정치가 실현가능하다. 국민들이 바라는 개혁에 미온적인 정당은 심판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정당의 책임정치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통령 결선투표제에 대해 답변을 한 6명의 후보들이 모두 찬성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결선투표제가 현행 헌법하에서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6명의 후보들이 원론적으로는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변한 것이다. 또한 내년 6월에 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결선투표제 도입에 대해서도 모두 찬성한 것도 의미가 있다. 

6명의 대선후보들이 이렇게 공개질의서에 대해 답변을 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아직 답변을 하지 않은 유승민 의원, 남경필 도지사도 곧 답변을 보내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답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로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낼 수 있도록, 대선후보들은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밝힐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려면, 좋은 선거제도는 필수품 같은 것이다. 좋은 선거제도를 갖지 못한 상태에서 좋은 정치가 이뤄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근본적인 정치개혁을 바라는 촛불민심에 화답하는 첫 단추는 선거제도 개혁일 수밖에 없다. 대선후보들이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해서는 치열한 논의도 벌여나가기를 기대한다.  

아래 사진은 후보들에게 보낸 질의서다. 

▲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이 보낸 질의서 내용 ⓒ 하승수


원문보기 : http://www.ohmynews.com/NWS_Web/Tenman/report_last.aspx?CNTN_CD=A0002303743&srscd=0000011591&srs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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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활동을 갈무리하고, 2017년 비례민주주의의연대의 활동 계획과 방향을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연동형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도 개혁을 어떻게 이뤄낼 수 있을지 지혜를 모으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현재 비례민주주의연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을 포함해 관심 있으신 후원회원님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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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대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뭥미 
들어는 봤는데 도무지가 감이 안 잡혀 
좋다고는 하는데 누가 물어보면 나도 설명할 수가 없어... 


하시는 분들을 위해 비례민주주의연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한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작은 소책자를 만들었습니다. 30부 이상 배송 신청 가능합니다. 최소한의 제작비(1권당 500원)을 후원으로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배송비는 별도 입니다. 여러분의 후원과 입소문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알릴 수 있도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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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 개혁이 우선이다! 

선거법 3대 개혁 방안 

'18세 투표권 및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

'연동형 비례대표제'

'대통령/지방자치단체장 결선투표제' 



유권자의 자유로운 정치적 의사 표현, 유권자의 선택만큼 정당의 득표율이 연동 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 결선투표제를 보장하는 선거법으로 개혁이 필요한 이 시점. 각계의 연구자, 활동가, 정치가가 모여 한 목소리로 선거법 개정에 대한 고민과 결의를 다지는 자리가 열렸습니다. 참고 할만한 해외 현황,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정치 표현의 자유, 현실적인 방안에 대한 고민 등 여러가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이야기가 오고갔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첨부한 자료집을 참고해주세요.

토론회 자료집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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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의 틈]

‘정권교체와 개혁’ 그들에게만 맡길 순 없다


2012년 12월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천막들이 들어서 있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복직, 용산참사 진상규명,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원전과 송전탑 건설 반대를 외치던 사람들이 친 천막들이었다. 이 천막들을 친 사람들은 정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밀려나고 쫓겨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방법이 천막농성이었다. 

대통령 선거가 임박하면서 천막 안에서도 대선에 대한 얘기들이 떠돌아다녔다. 정권교체가 된들 크게 달라지겠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래도 정권교체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들도 많았다. 그래서 박근혜 후보에게 밀리던 문재인 후보가 막판에 역전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화젯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박근혜 당선이었다. 정권교체 실패로 인한 후폭풍은 천막들로 밀려 왔다. 천막이 불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고, 결국 천막은 철거되었다. 더 이상 천막을 칠 수 없도록 중구청이 천막 자리에 화단을 만드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복직을 요구하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박근혜 당선자의 인수위 앞에서 노숙농성을 하려다, 깔개와 비닐마저도 빼앗긴 채 엄동설한을 뜬눈으로 새워야 했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의 길도 멀어졌다. 강정 해군기지 공사와 경남 밀양의 송전탑 공사가 강행됐고, 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구속되고 벌금을 맞았다. 경남 밀양에서는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던 농민 한 분이 농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벌어졌다. 

정권교체를 외치던 정치인들은 실패의 헛헛함을 따뜻한 방안에서 달랬을지 모르지만, 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맨몸으로 폭력을 견뎌야 했다. 그리고 4년여가 흘렀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들어맞는 것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박근혜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되어 있고, 아마도 한달 후면 대통령직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또다시 대선이 눈앞으로 다가와 있다.

이번에도 야당 후보들은 ‘정권교체’를 외친다. 그러나 과연 그들이 얼마나 절박한지 모르겠다. 그들은 정권교체에 실패한들 ‘더 큰 권력을 누릴 기회’를 잃을 뿐이지만, 촛불을 들고 나온 시민들은 희망을 잃게 된다. 지금까지 풍찬노숙을 해 온 이들의 거친 삶은 기한 없이 연장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정권교체도 그들에게만 맡겨 놓을 수는 없다. 정권교체가 된다고 해도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바꿔야 할 것투성이다. 억울함이 흘러넘치고, 불평등과 불공정함, 불합리함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다음 정권은 적폐도 청산해야 하고, 개혁도 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시간이 흘러가면 개혁이 어려워진다는 것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개혁의 골든타임은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고 6개월 정도일 것이다. 그 기간 내에 가시적인 개혁 성과를 내지 못하면, 곧 지방선거가 다가온다. 지방선거는 1년 남짓한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의 무대가 될 것이고, 그 선거 이후에는 죽도 밥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시민들도 막연하나마 이런 걱정들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 추운 겨울에도 절박하게 매주 촛불을 들고 있다. 이 절박함을 대선후보나 국회의원들이 정말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 촛불시민들도 이제는 전략이 필요하다.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바꿔야 할 목록을 뽑아보면 100개가 아니라 200개는 넘을 것이다. 그 모든 개혁들을 해야 하지만, 개혁은 과제를 나열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개혁의 첫 단추는 정치개혁이고, 그 핵심은 선거제도 개혁일 수밖에 없다. 지금의 정치구조가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는 개혁과제 하나하나가 암초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개혁을 위해서는 결국 입법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재선을 위해서는 지역구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국회의원들로 채워져 있는 국회에서, 재벌개혁, 검찰개혁에 정치생명을 걸고 매달릴 국회의원이 몇 명이나 될 것인가? 대통령 탄핵소추 결의가 통과된 지 2달이 되어 가지만, 개혁입법 하나 통과 못 시키고 있는 국회의 꼴을 보면 탄식이 나오는 상황이다.

그래서 지혜가 필요하다. 가장 우선은 선거제도를 바꾸는 것이다. 선거제도를 바꿔서 정당이 책임 있게 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개혁에 소극적인 정당은 그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개혁과제들이 국회의 핵심 화두가 될 수 있다. 

방법은 이미 나와 있다. 2015년 2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안한 대로 선거법을 바꾸면 된다. 정당이 얻은 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해법이다. 이렇게 해야 정당들이 정책을 중심으로 정치를 하게 되고, 책임정치가 실현될 수 있다.

요즘 여러 지역에서 토론의 자리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다양한 목소리들 속에서 공통적인 것은 ‘그들에게 맡겨놔서 될 일은 없다’는 것이다. 결국 탄핵이 이뤄지고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개혁의 동력은 촛불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촛불의 힘으로 선거제도 개혁부터 시작해서 숱한 개혁과제들을 밀어붙여야 한다. 아마도 대선 후에는 국회를 포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개혁하지 못하면 언제 또 기회가 올지 알 수 없기에, 최선을 다해보는 수밖에 없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2052045005&code=990100#csidxa63e989696279f2bb6b6d123d631a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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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다수파가 늘 '기득권-남성-고령'인 까닭?

[프레시안 뷰] 첫 단추는 선거법 개혁


개혁 요구들은 빗발치는데, 국회는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 소추 결의 안이 통과된 이후, 국회에서 무엇이 이뤄졌는가?


적폐 청산과 숱한 개혁 과제들에 대한 말은 무성하지만, 실제로 입법이 된 것은 없다. 

지금 시민들에게 물어보면, 개혁이 필요하지 않은 곳이 없다. 재벌 개혁, 검찰 개혁, 언론 개혁, 사법 개혁, 행정관료 개혁, 교육 개혁, 지방자치 개혁 등 숱한 개혁 과제들이 쏟아지고 있다. 노동자, 농민, 영세자영업자들의 삶의 문제들은 쌓여가고, 높은 주거비 등 소위 '민생' 현안들도 산적해 있다. 도대체 최저임금 1만 원은 언제쯤 입법이 되는 것이고, 높은 상가 임대료, 주거비 부담은 언제쯤 해결 가능한 것인가? 날로 어려워져가는 농업, 농민문제는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이런 숱한 과제들이 있지만, 국회에서는 오직 개헌특위만이 돌아가고 있을 뿐이다. 촛불 민심이 원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환골탈태시켜서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보자는 것인데, 국회에서는 권력 구조 개편에만 관심이 많다.  

최근 야당들은 2월 국회에서 재벌 개혁, 검찰 개혁, 언론 개혁 법안들을 다루겠다고 얘기했지만, 과연 얼마나 실효성있는 얘기가 될 지 의문이다. 1월에도 이런 개혁 법안들을 다루겠다고 했지만, 아무 것도 된 게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대통령 한 명 바꾼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언론과 정치평론가들은 이번 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면, 국회는 '여소야대'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개혁이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그런 상황이 되면,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의 마음은 얼마나 답답할까?

그래서 지금은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잘못된 나라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정치판을 '판갈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선거 제도 개혁이다. 대의민주주의를 하는 나라에서, 선거 제도가 잘못되어 있으면 답이 없다. 지금 대한민국이 딱 그런 상황이다. 

대한민국은 민주화가 되는 과정에서, 예외적인 선거 제도를 택한 국가이다. 1970년대 이후에 민주화가 되면서 선거 제도를 만든 국가들 중에서 대한민국같은 선거 제도를 가진 나라는 찾기 어렵다. 1970년대에 민주화가 된 스페인, 포르투갈의 경우, 국회의원 선거 제도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국회 의석을 배분하는 비례대표제 선거 제도(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택했다. 1980년대에 민주화가 된 중남미의 우루과이, 브라질같은 국가도 마찬가지였다. 1990년대 이후에 선거 제도를 택한 동유럽의 국가들도 대한민국처럼 소선거구제 중심의 국회의원 선거 제도를 택한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대통령을 직선으로 뽑는 국가들의 경우에는 대통령 결선투표제를 도입했다.  

1990년대에 영국으로부터 자치권을 획득한 영국의 스코틀랜드, 웨일즈 지방도 자치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선거제도를 택해야 했다. 영국의 국회의원 선거 제도는 지역구에서 1등하면 당선되는 소선거구제였지만, 스코틀랜드와 웨일즈의 선택은 달랐다. 이들 지방에서는 자치의회 선거 제도로,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택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선거 제도가 더 나은 선거 제도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소선거구제를 택했고, 그것이 지금의 국회 모습을 낳은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 국회는 '기득권-남성-고령'같은 키워드에 맞는 구성이 되었다. 국회의원 평균 재산이 40억 원이 넘는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7%로, 세계 평균인 23.0%보다도 더 낮다(2016년 기준).  


20대 국회의원 당선자의 평균 연령은 55.5세였다. 국회의원 평균 연령이 45세 이하인 핀란드 같은 나라보다는 평균 연령이 10세 이상 높다. 게다가 2030세대 국회의원이 3명뿐이다. 세계 평균인 13.52%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 반면 50대, 60대 비중은 훨씬 높다. 

▲ 세계 평균은 IPU(국제의원연맹)가 2012년 발간한 를 참고.



이런 식의 국회구성을 바꾸는 방법은 선거 제도 개혁뿐이다. 

정답은 나와 있다. 2015년 2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독일식에 가까운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제안했다(전국을 6개권역으로 쪼개는).  

지금처럼 지역구 후보에게 1표, 정당에게 1표를 던지는 '1인 2표' 투표 방식을 유지하되, 전체 의석은 정당 투표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방식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아무런 혼란이 없다. 지역구 선거를 아예 없애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지역 대표성은 유지된다.  

그러나 국회의 구성은 정당 투표에 의해 좌우된다. 정당 투표를 얻은 만큼 의석을 배분받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권역에서 100석의 국회 의석이 있고, A당이 20% 득표를 하면 A당은 그 권역에서 20% 의석인 20석을 배정받는다. 그리고 A당이 그 권역에서 당선된 지역구 당선자가 15명이 있다면, 15명은 우선 국회의원이 되고 모자라는 5명은 비례대표로 채우는 것이다. 


이 제도에서는 어디까지나 정당 투표가 중요하다. 지역구 당선자는 그 지역의 대표자를 정하는 의미일 뿐, 국회의석은 정당 투표로 배분되기 때문이다. 만약 앞의 예에서 A당이 지역구 당선자가 아예 없다면, A당은 20석 전체를 비례대표로 채우게 된다. 간혹 A당이 배정받은 의석 20석보다 더 많은 지역구 당선자를 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를 초과 의석이라고 하는데, 그 숫자가 많지 않을 것이므로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다. 

이런 방식이 여성이나 청년의 정치 진출에 유리하고, 노동자, 농민, 영세 자영업자, 소수자들을 대표하는 정당, 다양한 가치를 대변하는 정당들이 국회에 들어갈 수 있는 방식이라는 것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다. 그리고 선거 제도가 이렇게 바뀌게 되면, 정당들이 개혁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다음 총선에서 그 정당의 의석은, 지역구 관리를 잘하는 국회의원들이 많이 있느냐가 아니라, 그 정당의 의정 활동과 정책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은 재벌 개혁, 검찰 개혁보다 지역구 관리에 신경을 쓰는 상황이고, 정당도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정치의 판갈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선거 제도 개혁이다. 이것을 위해 한국노총, 민주노총, 비정규 노동운동단체, 시민단체들이 힘을 함쳐서 운동을 시작했다. 

지난 1월 24일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을 결성하고 1) 만18세 선거권과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 2) 국회의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및 지방의회 선거 개선 3) 대통령·지방자치단체장 결선투표제 도입을 3대 개혁 과제로 선정했다. 

그리고 대선 후보와 각 정당, 300명 국회의원들에게 개혁 과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공개 질의서를 발송하기로 했다. 그 결과를 보면, 진짜 개혁 의지가 있는 게 누구인지를 검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선거 제도를 개혁하고, 직접민주주의를 확대한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일대 혁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야말로 촛불 시민 혁명을 완성하는 길이고, '헬조선'에서 벗어나는 전환을 시작하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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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민주주의연대

모든 유권자들이 던진 표가 사표가 되지 않는 공정한 선거제도. 민주적인 정치시스템.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 하루 빨리 해산하는 게 목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도 개혁"을 외치며 촛불의 거리에서, 동네에서, 곳곳에서 손에서 손으로 알리던 유인물입니다. 원본 파일을 원하시는 분은 메일(pradmin@prforum.kr)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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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분산형 개헌의 전제는 선거제도 개혁이다



원혜영 의원실의 주최로 <선거제도 개혁 그리고 개헌>을 주제로 한 국회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하승수(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님과 신광호(중앙선관위 법제과장)님의 발제를 시작으로 김기식(더미래연구소 소장), 박근용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서복경(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님이 토론에 참여했습니다. 


토론회 자료집 다운로드 

170104_원혜영 의원실_선거제도개혁 그리고 개헌_자료집.pdf


토론회 관련 기사 보기 :

http://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6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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