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에 숨은 함정

촛불, 정치개혁 그리고 교사 공무원의 정치기본권에 대하여


"일반인들의 잘못은 용서되지만 정치인들의 잘못은 용서하면 안 된다. 나라가 망하기 때문."

"색깔론 종북몰이 정말 지겹다."

이런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처벌을 받았다면, 믿겠는가? 실없는 소리가 아니다. 특별히(?) 센 얘기도 아니고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대한민국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정치 관련 기사를 자기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위와 같은 말을 덧붙였다고 해서 공직선거법위반으로 기소되고 벌금형을 받은 교사들이 있다. 지금부터 대한민국의 현실을 공개한다.

2016년 4월 총선이 끝나고 한 보수단체는 교사 70여 명을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SNS에 정치적 의사표현을 하거나 정치 관련 기사를 공유했다는 이유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고발내용을 검토한 후에 자체종결 처리를 했다. 형사처벌할 정도로 심각한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그 보수단체가 다시 교사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22명을 무더기 기소하고, 33명을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 처분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다시 교육청이 징계절차에 회부해서 징계를 받은 교사들도 있다. 

정치기사를 자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공유하면서 의견을 덧붙이는 것은 수많은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일이다. 누구나 정치적 의견은 있게 마련이고, 그 의견을 자기 공간에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다. 그런데 교사, 공무원은 그런 행위를 하면 형사처벌을 받는다. 한마디로 교사, 공무원에게는 '입 닫고 가만히 있으라'는 것이다. 

최근 각 정당의 국민경선이 관심을 끌고 있지만, 교사는 국민경선에도 참여할 자격이 없다는 중앙선관위의 해석이 나왔다. '국민경선'을 하는데 참여할 자격이 없다면, 교사는 국민이 아니라는 것인가? 뿐만 아니다. 과거 진보정당에 월 1만 원 후원금을 냈던 1500여 명의 교사가 재판을 받은 사건도 있었다. 


'정치적 중립' 조항은 권리 박탈 목적이 아녔다  

켜켜이 쌓여 있던 적폐를 청산하고 노동과 인권이 존중받는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려면, 민주주의의 토대라 할 수 있는 정치제도의 개혁이 시급하다. 민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선거제도의 개혁과 더불어, 일체의 정치행위가 금지돼 국민이지만 국민의 권리를 박탈당했던 교사 공무원의 정치기본권도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왜 대한민국의 교사와 공무원은 정치기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을까? 교사·공무원의 정치기본권과 관련해서 사회적 논쟁이 불거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논쟁의 핵심은 교사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엇갈린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교사, 공무원의 정치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 마치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헌법 제7조 제2항에서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명시한 것은 이승만 정권이 공무원과 교사를 관권 부정 선거에 동원했던 것에 대한 반성의 결과였다. 그래서 4.19 혁명 직후인 1960년 6월 15일 개정헌법에서 이 조항을 신설한 것이다. 교사의 정치적 권리를 박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헌법조항이 아니고, 국가권력이 교사와 공무원을 정치적으로 동원하지 말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조항인 것이다.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교사·공무원에게도 시민으로서의 정치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교사·공무원의 정치 활동이 오히려 민주주의를 강화하는데 기여한다는 사회 인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독일의 경우 연방의원 중 교사출신이 20%가 넘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도 가입하고 있는 OECD 주요국의 사례를 표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국가별 공무원의 정치활동 허용 여부와 범위 ⓒ 변성호


앞서 말했듯 교사·공무원의 정치기본권 보장은 이제 시대의 상식이며 국제적 규범이다. 교사·공무원의 정치기본권을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인권후진국임을 스스로 자임하는 부끄러운 일이다. 

국제 협약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유엔(UN), 국제노동기구(ILO), 유엔인권위(UNHRC) 등이 '특수한 지위나 기능을 담당하는 경우를 제외한 모든 공무원은 다른 국민과 마찬가지로 (중략)... 정치적 자유에 대한 권리를 누릴 수 있음'을 국제협약으로 규정하고 있다. 

교사·공무원의 정치기본권 보장은 민주주의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다. 다행히 우리 사회에서도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 참여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2006년 1월 인권정책기본계획에서 2007년부터 2011년 사이에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의 인권 보장을 위하여 취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 보장'을 권고한 바 있다. 

또한 18대,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교사·공무원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위한 법안이 발의되었다. 국정농단 이후 정치개혁 과제를 수행해야 할 20대 국회는 이전 국회에서처럼 민주주의 발전에 유익하고 인권의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법안에 대해 논의 한 번 제대로 못 하고 폐기하는 구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교사·공무원이라 해서 헌법에 보장된 정치적 기본권 일체를 제한해야 할 합리적 정당성이 없다. 교사와 공무원이라는 특수한 지위를 인정하여, 근무시간 내의 정치활동과 공적 지위를 이용한 정치활동은 금지한다 하더라도 근무시간 외에 공적 권력을 활용하지 않는 정치활동은 보장되어야 한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정치적 기본권은 최대한 보장 받아야 마땅하다.

상식과 국제 규범, 헌법과 민주주의 가치에 부합하는 교사·공무원의 정치기본권 보장도 이제 희망으로 맞이한 이 봄에 꽃으로 활짝 피어야 한다.  

변성호(전교조 전 위원장)


원문보기 : http://www.ohmynews.com/NWS_Web/Tenman/report_last.aspx?CNTN_CD=A0002312458&srscd=0000011591&srs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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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민주주의연대

모든 유권자들이 던진 표가 사표가 되지 않는 공정한 선거제도. 민주적인 정치시스템.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 하루 빨리 해산하는 게 목표.

온통 '하지마' 선거법... 유권자 수난시대
18세 선거권은 민주주의 꽃 피우는 일 
먼저, 몇 가지 선거법 위반 사례를 살펴보자. 
#1.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활동을 해온 시민단체 활동가. 더불어민주당이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자 총선 전, 지역당사 앞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기자회견에서 "설악산 케이블카 앞장서는 더민당 규탄한다!" 현수막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선거법 위반, 벌금 80만원 선고.
#2. 
10여년 간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을 요구해온 활동가. 무상급식이 선거에서 큰 쟁점으로 부각되었고 후보들의 찬반 의견도 분명해졌다. 무상급식 정책 캠페인 차원에서 찬반 후보 사진에 스티커 붙이기 캠페인 등을 진행했다는 이유로 선거법 위반, 벌금 200만원 선고. 
#3. 
청년활동가는 청년일자리 특혜,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된 후보의 공천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다. "채용비리 인사가 공천되어서는 안 됩니다"는 내용의 최경환 후보 공천 반대 1인 시위를 진행했다는 이유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됨. 지난 1월, 1심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 선고. 
#4. 
공천 파동과 관련하여, 유승민 후보를 내시로 합성하고 '자기 땜에 공천에서 탈락한 졸개들에게 사죄해야 하지 않을까' 라고 트윗 게시한 시민. 유승민 후보를 '비방'했다고 하여 트윗 삭제됨. 
#5. 
오마이뉴스 편집기자는 선거 당일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지금 투표하러 가십시오'라는 시민기자의 칼럼을 올렸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현재 재판 진행 중.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선거법이란 참, 낯설고 먼 존재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주어진 투표 한 장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에서 한 발만 더 나아가려 한다면, 이내 선거법은 두려운 것으로 다가올 수 있다. 
위와 같은 사례는 선거 때마다 계속 갱신된다. 악의적인 왜곡이나 돈과 조직으로 선거결과를 좌지우지 하려는 것도 아니다. 후보를 제대로 검증하기 위해 정보를 나누고, 정책을 비교평가 하고, 투표합시다! 권유한 것인데 '위법, 불법행위'가 되었다. 더 나은 정치를 꿈꾸는 유권자들의 참여가 왜 불법이 되어야 할까.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이것은 '죽은 꽃'이나 다름없다. 
지난 해 10월부터 우리는 매주, 광장에 분출되는 다양한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주권자로서 외치는 구호, 평화로운 집회와 행진, 재기발랄한 깃발과 손피켓 등은 광장을 '민주주의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헌법재판소가 탄핵인용 결정을 하는 순간, 다채로운 정치적 기본권이 보장되던 민주주의의 공간은 규제와 단속의 닫힌 공간, 선관위 등 단속기관의 막강한 권한만이 보장되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선거법 90조(시설물설치 등의 금지)와 93조(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금지) 103조(각종 집회 등의 제한) 등 대표적인 독소조항이 선거 6개월 전부터, 또는 탄핵과 같이 보궐선거의 사유가 확정되는 때부터 각종 규제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정당이나 후보의 이름이 들어간 현수막이나 피켓, 대선 후보를 언급하는 시민 발언, 특정 정책에 대한 찬반 의견 조사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여 크게 제한될 것이다. 
언론, 출판, 결사, 집회의 자유 등 헌법이 열거하고 있는 기본권을 고스란히 체감한 시민들이 과연 '온통 하지마' 선거법을 납득할 수 있을까? 대선을 치르기 전, 선거법을 바꾸지 않으면 구시대적 낡은 선거법과 성숙한 시민들은 어느 때보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할 것이 분명하다. 
선거 때마다 유권자의 '수난사례'는 쌓여가지만 국회와 정치권은 유권자의 정치 참여 방안에 무관심하거나 무지하다. 규제중심의 선거법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선관위 가이드라인으로 2006년부터 인터넷과 트위터 단속사례가 쏟아져도 국회는 유권자의 참여를 '근거없는 비방'과 '유언비어'로 예단하며 소극적이었다. 
결국 인터넷 선거운동을 허용한 것은 국회가 아니라 2011년 12월, 선거법 93조1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 결정이었다. 5년 여 시간이 지난 지금, 20대 국회는 조기대선을 앞두고 무엇을 하고 있는가. 시대적 흐름인 '18세 투표권'도 통과시키지 못하고 유권자 정치참여는 제대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18세 국민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은 참정권을 보다 두텁게 보장하는 차원에서 즉각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조용히 있다가 투표일에 나와서 표나 좀 찍어!'하는 선거법이 그대로 유지되는 한, 유감스럽게도 18세 국민들 역시 그저 조용히 구경꾼 역할만 하다가 투표장에 가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이 국회의원에게 공개질의서를 발송하여 1차 취합된 결과에 따르면, 응답한 59명 의원 중 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 1명을 제외한 58명의 국회의원이 18세 투표권 보장과 유권자의 정치참여에 찬성 의견을 밝혔다. 
이미 20대 국회에는 유권자 정치 참여를 보장하는 선거법 개정안이 유승희 의원, 윤소하 의원, 박주민 의원 등 발의로 계류 중이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축제다운 선거를 위해 선거법 독소조항부터 바꾸자. 유권자가 말할 수 없는 선거는 축제가 아니다. 
이선미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팀장)
원문보기 : http://www.ohmynews.com/NWS_Web/tenman/report_last.aspx?CNTN_CD=A0002300655&srscd=0000011591&srs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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